장남 감싼 부모 "박수홍이 여자 좋아해 비자금 빼둔 것"

입력 2023-10-13 16:25   수정 2023-10-13 16:26


방송인 박수홍의 친형이 자금 횡령 혐의 등으로 재판받는 가운데, 그의 부친이 "박수홍이 여자를 좋아해 비자금을 만든 것"이라는 취지로 법정에서 진술했다. 재판에 앞서 박수홍의 모친은 "박수홍이 다예(박수홍 아내)에게 가스라이팅을 당했다"고 밝혔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 11부 심리로 박수홍 친형 부부에 대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횡령) 위반 혐의 8차 공판이 진행됐다. 이날 공판에는 친형 측 요청으로 박수홍의 부모가 증인대에 섰다.

재판 전 법원에 모습을 드러낸 그의 모친은 취재진에게 "난 다예 얼굴도 못 보고, 목소리도 못 들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내가 노인 (대상) 아파트가 있다. 내가 있지 않으면 수홍이가 입주할 수 없다. 수영장, 목욕탕도 있는 '미우새'에 나온 집"이라면서 "그런데 수홍이가 와서 통장을 달라고 해서 도장도 줬다. 얼마 안 있다 다예 이름이 뜨더라. 그 아파트가 지금 20억"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다예에게 수홍이가 가스라이팅을 당한 것"이라면서 "얼마나 알았다고 자기 아파트 명의를 넘겨주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원래 설거지도 다 했는데 혼인신고하고 엄마를 공격하더라"며 "(박수홍이) 이 세상 사람들한테 큰아들을 사기꾼으로 만들었다"고 하소연했다. 또 "수홍이랑 만나야 얘기를 하는데 전화번호도 바꾸고 집도 이사 갔다"며 "내가 맨날 (집도) 치워 줬는데. 나는 수홍이가 연예인이라 가만히 있었던 거다. 그런데 나를 이 많은 사람들 앞에 불러야 하나"고 반문했다.

이날 검찰 측은 친형 부부가 운영했던 연예기획사로부터 박수홍 부친에게 주기적으로 돈이 입금된 경위에 대해 물었다. 이에 대해 박수홍의 부친은 '비자금 용도'라는 취지로 답변했다. 그는 "개그맨 하면 세금 떼고 품위 유지비 떼고 하면 얼마 안 나온다. 수홍이를 위해 별도로 비자금을 뺀 거다. 수홍이가 막냇동생하고 친구들하고 자기 사귀는 친구한테 (돈이) 필요하다고 해서 비자금 만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수홍의 부친은 "수홍이가 여자를 좋아한다. 처음에는 어떤 여자하고 7~8년 사귀었는데 몇 달 뒤에 여자가 울면서 '오빠가 헤어지자고 했다'고 하더라. 그러다 수홍이가 엄마한테 와서 통장 달라고 했다"며 "수홍이가 여자와 사귀다 헤어지면 뭘 사준다. 그래서 현금을 찾아달라고 해서 현금을 줬다"고도 언급했다.

앞서 박수홍은 지난 2021년 4월 횡령 혐의로 친형 부부를 고소한 바 있다. 2011년부터 2021년까지 박수홍의 매니지먼트를 전담하면서 1인 기획사 법인 자금과 박수홍의 개인 돈 61억7000만원을 횡령한 혐의다.

박수홍은 이번 재판에는 등장하지 않았다. 박수홍은 앞서 진행된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친형 부부의 엄벌을 원한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박수홍의 친형 측은 공소사실을 대부분 부인하고 있다. 박수홍 친형은 구속기한 만료로 지난 4월 7일 남부구치소에서 출소한 후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는 중이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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